레고랜드 사태 2,050억 원 원인과 현재 상황은?<br />[생생 네트워크]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지난달 레고랜드 발 금융위기가 확산하면서 금리가 급등하는 등 국내 자본시장이 급격히 경색됐습니다.<br /><br />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약속했던 중도개발공사의 빚을 갚기 전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겠다고 밝힌 게 방아쇠가 됐는데요.<br /><br />문제가 된 빚이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현재 상황은 어떤지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.<br /><br />이상현 기자.<br /><br />지금 나가 있는 곳이 레고랜드죠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제 뒤에 있는 테마파크가 바로 이번 금융위기 사태의 대명사이기도 한 레고랜드입니다.<br /><br />레고랜드가 계속 거론되고 있지만 사실 테마파크는 이번 사태와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.<br /><br />레고랜드 유치에 나섰던 중도개발공사가 사업을 위해 빌렸던 돈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겁니다.<br /><br />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중도개발공사의 전신인 엘엘개발이 대규모 외자 유치 사업이라며 레고랜드 건립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.<br /><br />처음에는 사업 예정지인 중도 일대의 땅을 팔아서 공사비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요.<br /><br />하지만 이 주변에서 선사시대 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사업은 지연됐고 당연히 땅도 팔리지 않게 됐습니다.<br /><br />결국 마음이 급해진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서는 조건으로 중도개발공사가 2,050억 원을 빌리게 됐습니다.<br /><br />이때가 2014년인데 여기서 지금 논란이 된 빚이 생긴 겁니다.<br /><br />이 돈으로 주차장도 짓고 전기와 상하수도 등 레고랜드 기반시설을 구축했습니다.<br /><br />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레고랜드는 들어왔는데 정작 땅은 팔리지 않았고 중도개발공사에 남은 건 빚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.<br /><br />이런 가운데 지난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 소속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뀌었고 신임 김진태 지사는 레고랜드와 알펜시아 사업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.<br /><br />2천억 원의 지급보증을 선 레고랜드의 현 경영 상황을 보려고 했는데 중도개발공사는 대주주인 강원도의 감사를 거부했습니다.<br /><br />지분이 50% 미만일 경우 감사권이 없었기 때문인데 답답한 강원도는 결국 중도개발공사의 적자가 더 불어나기 전에 기업회생을 신청키로 했습니다.<br /><br />그런데 이 발언이 강원도가 지급보증한 빚을 사실상 갚지 않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금융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.<br /><br />강원도는 빚을 갚지 않겠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고 중도개발공사의 투명 경영을 위한 기업회생 신청이라며 급하게 진화에 나섰는데요.<br /><br />당시 김진태 지사의 발언 들어보시죠.<br /><br /> "강원도는 보증채무 전액을 변제하겠다는 의지를 누차 강조해왔습니다. 따라서 GJC(중도개발공사) 회생 신청은 예정대로 진행됩니다. 11월 신청을 목표로 지금 실무 작업 중이며 채권단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습니다."<br /><br />당초 내년 1월까지 빚을 갚겠다고 했던 강원도는 오는 12월 15일까지 상환 기간을 더욱 앞당겼습니다.<br /><br />또 중도개발공사에 대한 회생 신청 절차는 계속 진행 중인데 아직 공식적으로 신청하지는 않았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그렇군요. 국내 경제시장에 큰 충격을 준 이번 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정부까지 직접 나섰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 자금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는 50조 원이 넘는 유동성을 투입했습니다.<br /><br />또 각종 규제를 풀면서 꽉 막힌 자금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데요.<br /><br />아직 채권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지만 정부가 팔을 걷어붙인 만큼 상황을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.<br /><br />당사자인 강원도 역시 벼랑 끝 위기에서 살아났는데요.<br /><br />이번 논란으로 2,050억 원을 빌려준 채권단이 강원도를 상대로 원금과 이자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강원도가 올해 안에 빚을 갚기로 하면서 소송을 보류하는 등 사태는 조금 진정된 모습입니다.<br /><br />그렇다고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닙니다.<br /><br />중도개발공사의 자금줄이 묶이면서 기반시설 공사에 참여했던 26개 건설업체는 136억 원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선 2,050억 원과는 별개의 금액이라 최악의 경우 중도개발공사의 회생이 마무리 될 때까지 한 푼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.<br /><br />이렇게 될 경우 지역의 영세 업체들은 줄지어 파산할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.<br /><br />이뿐 아니라 유적공원과 박물관 건립도 제동이 걸렸습니다.<br /><br />레고랜드 공사 과정에서 3천여 점의 선사시대 유물이 발견되자 문화재청은 유적공원과 박물관 건립을 조건으로 사업을 허가했는데요.<br /><br />유적공원과 박물관을 지어야 하는 주체인 중도개발공사가 지금의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사실상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됐습니다.<br /><br />당초 2025년까지 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는데 사업비 300억 원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.<br /><br />강원도는 회생 절차를 거쳐 특정 기업이 중도개발공사를 인수하면 그때 유적공원과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.<br /><br />하지만 회생을 거칠 경우 벌써 8년째 비닐하우스와 땅속에 방치된 유물들이 언제 제자리를 찾을지 기약이 없는데요.<br /><br />이와 관련한 시민사회단체 얘기 들어보시죠.<br /><br /> "문화재청도 이 조건부 허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결정을 한 책임이 있잖아요. 그럼 강원도청이 문화재청과 적절히 협의해서 이게 국가에서 우선 예산을 대서 하고 구상권을 청구한다던가 아니면 강원도에 예산 여력이 생겼을 때 한다던가 어떤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지금은 장기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.<br /><br />레고랜드 발 금융위기 사태는 현재 진행형입니다.<br /><br />이렇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경제와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현명한 해결책 마련이 절실합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춘천 레고랜드에서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