고지서 쌓인 곳 '똑똑'…위기이웃 찾는 주민들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지난해 보도했던 신촌 모녀 사건 기억하실 텐데요.<br /><br />극심한 생활고에도 사회적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았습니다.<br /><br />이들처럼 위기에 처한 이웃을 찾아내기 위해 추운 겨울 날씨에도 구슬땀을 흘리는 주민들이 있습니다.<br /><br />한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홀로 사는 주민이 많은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.<br /><br />문틈 사이에 밀린 가스요금 고지서가 껴 있습니다.<br /><br />두 달째 인기척이 없는 집입니다.<br /><br /> "여기는 체크를 해봐야할 것 같아요."<br /><br />이웃들로부터 잠시 고향에 내려갔단 사실을 접한 뒤 한숨 돌립니다.<br /><br />고지서가 수북이 쌓인 또 다른 곳.<br /><br /> "한 호수에서 우편물을 너무 많이 안 가져가셔서 이분을 확인해야 할 것 같아서."<br /><br />다행히 얼마 전 담당 공무원이 다녀갔던 복지 대상자의 집입니다.<br /><br />문고리에 연락처와 메모를 걸어두고 갑니다.<br /><br />독거노인이 많이 사는 서울 성북구의 장수마을에도 주민들이 나섰습니다.<br /><br />이들은 위기 이웃을 발굴하는 복지순찰대입니다.<br /><br />우편함에 전단지나 고지서가 오랜 기간 쌓여있거나, 대낮에도 불이 켜져 있는 곳의 문을 두드립니다.<br /><br />조금만 들여다보면, 쉽게 발견되는 징후들입니다.<br /><br />위기가 감지되면 동 행정센터뿐만 아니라 경찰과 소방서 등 관계기관에 신고합니다.<br /><br />지난해 겨울, 길가에 홀로 쓰러져 있던 이웃도 다시 찾았습니다.<br /><br /> "아이고, 그때 넘어져서 다친 거예요. 이거? 아이고, 그니까 조심하세요. 미끄러울 때 나오지 마시고."<br /><br />주위 시선 때문에 복지 제도 신청을 망설이거나, 복지 대상자인데도 알아차리지 못한 이웃들이 주로 복지순찰대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.<br /><br /> "못 오게 하는 분도 가끔가다 있죠. 다 좋다고 볼 수는 없고, 열 명이면 한두 명 정도…"<br /><br />늘 환영받는 건 아니더라도, 3개월 만에 벌써 서른 명이 발굴됐습니다.<br /><br />평소보다 외로움이 더하는 명절이어서 위기 이웃을 찾아가는 발걸음은 더욱 바빠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한채희입니다. (1ch@yna.co.kr)<br /><br />#지역돌봄단 #구석구석발굴단 #위기이웃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