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집에 갈 수 있을지 몰랐지만…한국 자랑스럽다"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한국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는 중국군의 인해전술에 맞서 기적적으로 흥남 철수를 이뤄낸 주요 전투입니다.<br /><br />그러나 한국전의 가장 참혹한 전투이기도 했는데요.<br /><br />당시 이 현장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싸웠던 미국 참전용사를 김태종 특파원이 만나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미국 서부 오리건주의 주도 세일럼.<br /><br />한 마을 주택가에 지붕에 성조기를 내건 집이 눈에 띕니다.<br /><br />현관엔 날짜와 함께 '초신'(chosin)이라고 적힌 명판이 있습니다.<br /><br />올해 89살인 한국전 참전용사 빌 치즈홈씨의 집입니다.<br /><br />초신은 장진의 일본식 발음으로, 당시 미군은 일본 지도를 썼기 때문에 지명이 이렇게 알려졌습니다.<br /><br />치즈홈씨는 1950년 11월부터 12월 사이 함경남도 장진군에서 벌어진 장진호 전투 현장에 있었습니다.<br /><br />장진호 전투는 유엔군과 중국군이 치열하게 맞붙었던, 한국전쟁의 가장 주요한 전투 중 하나입니다.<br /><br />계모와 함께 살기 싫어 나이를 속이고 군에 입대했던 치즈홈씨는 6개월 만에 한국전쟁에 투입됐습니다.<br /><br />갑자기 투입된 장진호 전투에서 기다리고 있던 적은 중국군만이 아니었습니다.<br /><br />100년 만에 닥쳤다는 영하 40도의 맹추위와도 처절하게 싸워야 했습니다.<br /><br />"우리가 싸우던 적의 (많은) 숫자 때문에 나는 집으로 돌아갈지, 아닐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."<br /><br />장진호에 도착한 첫 3박 4일간은 한숨도 자지 못한 채 싸웠고, 혹독한 추위에 죽은 중국군의 옷을 벗겨 껴입어야 했습니다.<br /><br />"거기 날씨는 영하 20∼30도였습니다. 100년여 만에 찾아온 가장 추운 겨울이었고, 추위 때문에 수백명이 죽었습니다"<br /><br />식량이 꽁꽁 얼어붙어 식사도 할 수 없었습니다.<br /><br />목숨을 부지해준 건 캐러맬 과자인 투시 롤이었습니다.<br /><br />당초 치즈홈씨의 부대는 지원부대에 박격포를 보내달라고 했습니다.<br /><br />박격포의 암호명이 투시 롤이었는데 지원부대는 실수로 진짜 투시 롤을 보내왔습니다.<br /><br />이 해프닝 덕에 치즈홈씨는 굶지 않고 살아 남았습니다. 지금도 주머니에 이 과자를 넣어서 다닙니다.<br /><br />한국전쟁은 치즈홈씨에게 오랜 기간 끔찍한 정신적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. 한국이 발전했다고 들었지만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.<br /><br />그러다 2019년에야 한국에 가보겠다는 용기가 생겼고, 약 70년 만에 청춘을 바친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.<br /><br />"빌 씨는 한국이 자유롭고 미국의 친구로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70여년전 한국전쟁에 참전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.<br /><br />미국 오리건주 세일럼에서 연합뉴스 김태종입니다."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