절망과 희망 사이에서…우크라이나 운명은 어디로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러시아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늘(24일)로 꼭 만 2년을 맞았습니다.<br /><br />하루에도 몇 번씩 울려대는 공습 사이렌에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변함없이 각자의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이제는 어떻게든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여론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.<br /><br />우크라이나 현지의 모습을 김동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현지시간 21일,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내 사립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학교 지하방공호에서 점심 배식을 받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저마다 책을 펴고 앉은 고학년 학생들은 낯선 외국 기자를 향해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넵니다.<br /><br /> "불행히도 공습경보가 자주 울립니다. 거의 매일, 어쩔 때는 세 시간, 네 시간, 다섯 시간씩 이어집니다."<br />이제는 사이렌이 울려도 지하 방공호에서 수업 시간이 계속 이어집니다.<br /><br />아이들도, 학부모들도 집보다 학교를 더 안전하게 생각합니다.<br /><br /> "(공습경보가 무섭지 않아요?) "전쟁이 나고 처음 몇 달 동안 너무 많은 것을 겪었지만, 이 기간은 전쟁 이전처럼 (평화롭게) 느껴져요."<br /><br />전투 중 두 다리를 잃은 군인은 소중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재활센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, 고향을 떠나온 피란민들은 키이우 도심에 카페를 차렸습니다.<br /><br /> "첫해에는 솔직히 많이 힘들었지만 우리는 버텼고,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게 됐습니다."<br /><br />하지만 전쟁의 상처는 어느 곳에서든 쉽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키이우 외곽 마을에는 파괴된 러시아군 탱크가 녹슨 채로 방치돼 있고, 담장에는 총탄 자국이 가득합니다.<br /><br />삶과 죽음은 간발의 차이로 엇갈렸습니다.<br /><br />포탄에 맞아 앙상한 뼈대만 남은 자동차 잔해는 이 전쟁의 처참함을 짐작게 합니다.<br /><br />시뻘겋게 녹슨 한 승합차 옆면에는 날개 달린 천사 두 명이 손으로 포탄을 막아내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.<br /><br /> "많은 사람들이 지금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…특히 전선에서 막 돌아온 병사들은 도시에서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."<br /><br />이 참혹한 전쟁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우크라이나를 뒤덮은 전쟁의 구름은 오히려 또다시 짙어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러시아군이 최근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를 다시 탈환했다는 소식에 우크라이나 주민들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습니다.<br /><br />승리에 대한 열망이 사그라든 건 아니지만, 기약 없이 길어지고 있는 이 전쟁에 대한 피로감 역시 점점 한계 상황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연합뉴스 김동호입니다. (dk@yna.co.kr)<br /><br />#우크라이나 #러시아 #침략전쟁 #키이우 #공습경보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