여전히 아픈 4월의 봄…세월호 유족들의 10년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10번의 봄이 지났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세월호 유족들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는데요.<br /><br />트라우마를 이겨내지 못할 것 같다고도 말합니다.<br /><br />그래도 조금씩 견뎌낼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이들을 최진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2014년 4월 16일,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304명의 숨.<br /><br />박혜영 씨는 그날 늦둥이 막내딸 최윤민 양을 떠나보냈습니다.<br /><br />10년이 흘렀지만, 박씨에게 딸아이는 열여덟에 머물러 있습니다.<br /><br />그해 봄의 기억은 상흔처럼 남아 여전히 박 씨를 괴롭힙니다.<br /><br /> "터널, 세차장. 어둡고 물소리가 막 나는 거를 저는 못 참아요. 윤민이가 있었던 공간이 상상이 되나 봐요. 트라우마를 극복한다는 거는 제 생각에는 없는 것 같아요."<br /><br />하지만 딸의 이야기를 멈추고 싶지 않았던 박 씨는 다른 희생자와 생존자의 어머니 6명과 뜻을 모았습니다.<br /><br />주말마다 열릴 연극 준비를 위해 연습실로 향합니다.<br /><br />아이들의 사진을 곁에 둔 채로 실전 무대에 오른 듯 몰입해 봅니다.<br /><br />10주기 공연의 첫 막이 오르는 날, 대기실은 막바지 준비로 분주합니다.<br /><br />"10주기를 맞이하는 우리 첫 공연이니까 진심을 다해서 잘해봅시다. 4·16 가족극단 노란리본 파이팅!"<br /><br />그간 한 번도 꺼낸 적 없던 일곱 가족의 이야기를 펼쳐봅니다.<br /><br />"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파도를 친다."<br /><br />"생각나면 그때그때 다 얘기하자.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하고, 그리우면 그립다고 얘기하자."<br /><br />어머니들은 연극을 통해 아이들을 추억하는 동시에 자신을 다시 알아갑니다.<br /><br /> "굉장히 자존감이 낮고 그냥 듣는 사람이었어요. 근데 연극을 하면 대사를 해야 되기 때문에 내 몫이 있는 거잖아요. 그래서 아마 차츰차츰 목소리를 찾아가는 그런 과정이지 않았나…."<br /><br /> "14년도에 사건이 있은 뒤로 제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가 됐었고…연극을 하면서 어떻게 보면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. 그냥 단단한 엄마인 것 같아요."<br /><br />가시 같은 4월을 견뎌낼 힘도 얻습니다.<br /><br /> "저희한테 4월달은 굉장히 가슴이 아프고 온몸이 아픈 그런 달이에요. 하지만 모든 엄마들의 마음은 그거 같아요. 우리 아이들에 대해서 기억하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하는…."<br /><br />남겨진 이들에게 세월호는 10년이 지나도 풍화되지 않는 아픔입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사람들은 무뎌지진 않아도, 무너지지 않는 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최진경입니다. (highjean@yna.co.kr)<br /><br />[영상취재기자 김상윤·문영식]<br /><br />#세월호 #10주기 #유가족 #생존자 #노란리본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