70년이 지났지만…멀기만 한 가족의 품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전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호국 영웅들.<br /><br />아직 수습하지 못한 유해가 12만여구에 달합니다.<br /><br />70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못한 전사자분들을 찾기 위해 오늘도 우리 군은 유해 발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보도에 박상률 기자입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김해수 씨는 그날의 기다림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.<br /><br /> "초등학교때 학교 갔다 걸어오면서 (…) 아버지가 그리웠지, 보고싶었지. 집에가면 아버지가 있을지도 모른다, 그런 기대감에 뛰어와보기도 하고 그럼 또 안 계시고"<br /><br />6.25 당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故 김영인 대원은 68년 만에 아들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.<br /><br /> "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고 가장 기쁜 날이었어. 우리 어머니 돌아가시고 찾은게 좀 아쉽다, 욕심이지 그건. 우리 어머니가 평생 남편 그리다 돌아가셨으니까"<br /><br />고인을 기다렸던 세월은 슬픔 그 이상의 의미였습니다.<br /><br /> "어렸을 적에 가장 힘든게 내 배고픈거였거든. 가난하니까, 가난할 적마다 아버지 생각이 나지. 어머니가 재가 안하고 아들 4형제를 길쌈 하면서…"<br /><br />13년 전, 호국 영웅의 귀환을 위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해 발굴.<br /><br />올해 코로나 여파로 잠시 멈췄던 유해 발굴은 지난 4월 다시 시작됐습니다.<br /><br />수개월에 걸친 노력 끝에 강원 인제 상봉에서는 유해 4점이 발견됐고, 당시의 전투 흔적이 남아있던 증거물도 다량 확보했습니다.<br /><br /> "공중폭격에 의해서 전사하신 분들이 많습니다. 그 포탄에 맞고 50~100m까지 유해가 산산히 흩어진 그런 경위기 때문에 바위와 바위 틈 사이, 바위 아래에서도 작은 유해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누군가의 아빠이자, 남편이었고 혹은 아들이었던 이들을 찾아 나선 장병들은 각오가 남다릅니다.<br /><br /> "선배 전우들이 70년 전에 이 고지에서 저희를 위해 희생하셨기 때문에 저희가 지금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것 같고 앞으로 남아있는 유해발굴 작전동안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"<br /><br />지금까지 찾은 유해는 모두 1만여구지만 147구만 신원이 확인됐고, 나머지는 여전히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.<br /><br />현재까지 유전자 시료 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4만명이 조금 넘습니다.<br /><br />아직 수습되지 않았거나 수습은 됐지만,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까지 합하면 모두 13만여분의 전사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.<br /><br />최근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비무장지대 내 유해 발굴은 중단과 재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70년이라는 세월, 남북은 여전히 떨어져 있고 전사자들을 기억할 수 있는 가족들의 시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박상률입니다. (srpark@yna.co.kr)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