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잊고 살고 싶은데"…불법촬영에 무너져내린 피해 가족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불법 촬영 범죄가 우리 주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불법 촬영을 당한 피해자의 고통은 어떨까요.<br /><br />촬영물이 어디에 퍼질지 몰라 불안에 떨고, 가해자의 협박에 못이겨 또 다른 피해를 낳기도 하는데요.<br /><br />평생 상처를 간직하고 살아야하는 피해자들의 삶은 쉽사리 나아지지 않고, 가족들의 일상까지 무너뜨렸습니다.<br /><br />김예린 기자가 피해자를 어렵게 만났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교제하던 남성이 한 달 만에 돌변한 그날부터 A씨의 삶은 서서히 시들어갔습니다.<br /><br /> "네 영상 뿌릴게 그냥. (아니) 네 영상 그냥 팔고 내가 그걸로 돈 벌래."<br /><br />이 남성은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었습니다.<br /><br /> "계속 불안했었고 사이트에 들어가는 걸 직접 보여줘서 여기다 네 이름 적을 것이고 이제 올리기만 하면 된다…"<br /><br />협박이 두려웠던 A씨는 돈과 자신 명의의 카드를 넘기며 대출까지 받았고, 2년 동안 불어난 피해 금액만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.<br /><br />4년이 지나도록 지워지지 않는 상처는 A씨의 삶을 통째로 집어삼켰습니다.<br /><br />하던 일도 그만둔 A씨의 일상은 법률기관과 상담실을 오가는 날들로 채워졌습니다.<br /><br /> "일도 제대로 못 해서. 제가 정신적인 피해가 너무 커서 딱히 다른 일을 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. 약을 못 먹으면 잠을 제대로 못 자고요."<br /><br />법률 상담으로 하루를 시작한 뒤 상담사에게 응어리를 쏟아내고 나면 남는 건 빼곡히 쌓인 진단서와 심리 상담 기록.<br /><br />어디에도 말할 수 없는 고통들. 일기장에는 끔찍한 감정들만 가득합니다.<br /><br />A씨는 이 기록들이 앞으로도 늘어갈 거란 사실을 하릴없이 받아들입니다.<br /><br /> "나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기다리고 제대로 보상받지도 못하고. 내가 피해를 입었음에도 내가 스스로 돈을 내서…"<br /><br />혼자서 견뎌내던 고통의 무게를 이젠 가족들이 그대로 떠안고 있습니다.<br /><br /> "그렇게 협박받는 줄은 진짜 몰랐죠. 아빠도 신고하고 난 뒤에 와서 엄청 애 끌어안고 펑펑 울었죠."<br /><br />딸을 보살피며 빚은 걷잡을 수 없이 늘었고, 평범한 일상은 무너졌습니다.<br /><br /> "가게 제대로 안 되더라도 딸이 우선이니까. 제대로 생업에 종사하기가…그런 놈 만나게 된 게 우리 탓인 것만 같아서 정말 하루하루 너무 힘들고."<br /><br />끝내 스스로 세상을 등지려 했던 딸.<br /><br />그날을 떠올리면 가슴이 찢어집니다.<br /><br /> "딸애가 올해 뛰어내렸거든요. 그때 내가 마음이 진짜… 대학병원에 3개월 입원도 하고 지금 없을 뻔했고… 피해자들이 너무 힘들어요."<br /><br />상처가 아물 새도 없이 남은 빚과 재판까지, 시간이 약이라는데 갈수록 지쳐갈 뿐입니다.<br /><br /> "아직도 민사랑 2심이라는 게 남아 있어서. 솔직히 많이 지쳤어요. 나의 삶에 너무나 지장이 많이 가는데도…"<br /><br />피해자와 가족들은 그저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김예린입니다. (yey@yna.co.kr)<br /><br />#불법촬영 #성범죄 #디지털성범죄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