계모가 가방에 가둔 9살 아이 끝내 사망…친부도 조사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지난 1일 계모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힌 채 심정지 상태에서 발견됐던 9살 아이가 끝내 숨졌습니다.<br /><br />경찰은 아이를 가방에 가둔 계모를 아동학대 혐의로 어제 구속했는데요.<br /><br />자세한 사건 내용은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.<br /><br />이호진 기자, 지금 있는 곳이 어디죠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, 저는 지금 충남 천안 순천향대병원 앞에 나와있습니다.<br /><br />여행용 가방 속에 갇힌 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던 9살 A군이 어제 오후 6시 30분쯤 이 곳 병원에서 결국 눈을 감았습니다.<br /><br />병원으로 옮겨진 지 만 이틀도 채우지 못한 채 끝내 사망했습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알려진 A군의 사망원인은 다발성장기부전에 의한 심폐 정지로 알려졌습니다.<br /><br />A군 유가족 측은 부검을 통해 보다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힌 후 빈소를 차릴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네요.<br /><br />병원으로 옮겨질 당시 아이는 어떤 상태였나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이 아이를 구해 병원으로 옮길 당시의 CCTV 영상을 보면 발견 당시부터 심정지 상태였습니다.<br /><br />그도 그럴 것이 아이는 7시간이나 여행용 가방 속에 갇혀 있었는데요.<br /><br />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은 아이를 발견한 뒤로 약 1시간 정도 사력을 다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옮겼다고 합니다.<br /><br />그만큼 위독한 상태였던거죠.<br /><br />병원으로 옮겨진 뒤 A군은 기계호흡에 의지하게 됐고, 가족들과 의료진은 기적을 바라는 수 밖에 없었던 상태였지만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잊혀질만 하면 아동학대 사건이 반복되고 있는데요.<br /><br />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는데, 사건을 조금 되짚어보죠.<br /><br />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겁니까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상황은 이렇습니다.<br /><br />지난 1일 정오쯤, A군의 계모 43살 B씨가 집 안에서 A군이 게임기를 부수고도 안 부쉈다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훈육을 시작합니다.<br /><br />그러다 훈육이라는 이유로 아이를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시키는데요.<br /><br />B씨는 심지어 아이가 가방이 작아 몸이 들어가지 않자, 몸을 더 구부려 들어가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<br /><br />그렇게 A군은 가방에 들어가서, 이 표현이 맞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, 하여튼 벌을 받게 된 거죠.<br /><br />말도 안되는 훈육을 하고도, B씨는 태연하게도 밖으로 외출을 하기도 합니다.<br /><br />경찰이 CCTV를 분석한 결과, B씨가 집을 나와 3시간 정도 있다 들어오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.<br /><br />그리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A군이 가방에 소변을 본 것을 확인하고, A군을 처음에 가뒀던 가방보다 더 작은 가방에 가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.<br /><br />그리고 나서 B씨 본인이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신고한 시간이 7시 25분쯤이니까, 대략 7시간을 A군은 가방을 옮겨가며 몸을 구부린 채 가방 안에 갇혀 있었던 겁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아무리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너무나도 끔찍한 훈육방법이 아닐 수 없는데요.<br /><br />B씨의 학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면서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, 그렇습니다.<br /><br />지난달 5일에도 A군을 학대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조사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의 조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.<br /><br />당시에는 집 안에서 돈을 훔쳤다는 이유로 A군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<br /><br />또 지난해 10월부터 4차례나 A군을 학대해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<br /><br />한번은 A군이 다녔던 초등학교에서 A군의 생활태도 문제로 부모와 상담을 한 적이 있었는데, 이를 빌미로 A군을 때리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<br /><br />실제 인근 주민들도 아이를 학대하는 소리를 들어 경비실에 신고를 하기도 했다고 했습니다.<br /><br />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고요.<br /><br />그렇게 경찰 등에서 조사가 나오자 당시 B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는데요.<br /><br />많은 분들이 이렇게 학대를 일삼은 부모한테서 아이를 분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이 있으시더라고요.<br /><br />하지만 이게, 아이가 9살이고 부모와 아이 모두 동의가 이뤄져야 국가에서 나서 아이를 부모로부터 분리시킬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그런데 A군은 지금의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<br /><br />또 당시 B씨와 A군의 친부이자 B씨의 남편인 C씨도 잘못을 인정하고 훈육 방법을 바꾸는 등의 아이와 잘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경찰의 처음 학대사건 조사가 미쳐 종결되기도 전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겁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경찰 수사 상황도 궁금한데, A군이 사망하면서 B씨의 죄명도 바뀌는 거죠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, 맞습니다.<br /><br />당초 경찰은 B씨를 아동학대 중상해혐의로 긴급체포했고, 어제 구속영장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았는데요.<br /><br />어제 저녁 A군이 사망했기 때문에 경찰은 B씨의 죄명을 아동학대 치사로 변경해 적용할 계획입니다.<br /><br />B씨는 구속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, 범행을 대부분 시인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<br /><br />또 A군의 친부인 C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.<br /><br />C씨에 대해서는 B씨의 아동학대에 가담을 했는지, 그저 지켜보기만 한 방조를 한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.<br /><br />그리고 사건 당시 B씨의 친자녀 2명이 집안에 있었는데요.<br /><br />정확한 신상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 아이들에게도 사건에 대해 경찰이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네, 지금까지 계모라고 알려졌지만 사실상 법적으로 계모는 아니었다는 얘기도 있던데, 이건 어떤 내용인가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, 엄격히 따져보면 계모, 혹은 의붓어머니는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요.<br /><br />B씨와 C씨가 사실혼 관계이지, 법률혼 관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.<br /><br />이 둘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거를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B씨의 친자녀 2명을 비롯해 C씨와 A군이 모두 한 집에 살고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.<br /><br />이게 어쩌면 개인 사생활일 수 있지만 이로 인해 법적으로 아이를 보호할 수 없었던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.<br /><br />실질적으로 B씨가 A군의 법적인 어머니가 아니었기 때문에, 관할 구청을 비롯해 지자체에서도 A군 가정을 하나로 보...
